이용자단체, 권역별 공공의대 신설 및 의대정원 6,000명 수준 확대

의료계·정계 등 다양한 주체가 함께 논의하는 자리 필요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1/04/21 [14:01]

경실련 등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참가단체들은 “공공의대 설립 및 의대정원 확대 공청회”를 공동으로 20일 개최했다.

 

이번 공청회는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의료지역 격차 실태를 버려둘 수 없는 상황에서 필수의료를 담당할 지역 의사 양성과 공공의료 확충을 위한 담론의 장을 재개하고자 마련됐다.

 

행사의 발제는 김진현 교수(서울대 간호대/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 사회는 박기영 한국노총 사무처장, 토론은 임준 교수(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김윤 교수(서울대 의과대학)·김현기 처장(안동대 기획처장)·강영구 국장(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이창준 정책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이 맡았다.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담당자들에게도 패널로 참석해주길 요청했지만 승낙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토론에 앞서 김진현 교수(서울대 간호대/경실련 보건의료위원장)가 ‘이용자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참가단체 요구안’을 발제했다. 그는 “의료에 대한 배타적 독점권을 가지고 있는 의사가 부족할 경우 의료서비스 공급이 제대로 될 수 없다”라며 최근 감염병 사태에서 드러난 의사 인력증원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국내·외 통계를 통해 우리나라 의사 인력 수급의 현황을 보여주었으며, 정부가 발표한 「의대 정원확대 및 공공 의대 설립 추진 방안」의 한계를 규모와 지역 의료인프라 확충의 측면에서 지적했다.

 

이후 △공공병원에서 교육받고 일할 수 있는 지역 공공의사 양성, △공공 의대와 연계할 공공 의료인프라 확대, △권역별 공공 의대 설립, △기존 국립대 의과대학 정원확대와 함께 사립대 의대도 정원확대, △의대 입학정원을 6,000명 수준까지 확대를 주장하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 참가단체 요구안’을 발표했다. 김진현 교수는 “의료수요에 걸맞은 의료공급이 이루어지지 않아 국민의 부담이 계속해서 증가하는 상황을 지켜볼 필요가 없으며, 의사 인력을 일괄 증원하고 수급의 추이를 보고 조정하는 방안이 마땅하다”라고 마무리했다.

 

 

첫 토론자로 나선 임준 교수(서울시립대 도시보건대학원)는 “필수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인력이 부족한 문제를 해결해야”하는데 중요한 것은 “양과 분포를 모두 고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선발-교육-배치’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야 하는데 단순한 정원확대로는 지역 분포의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앞으로 계속 고민해야 할 점으로 선발과 교육의 방법론을 언급했으며, 서남대 의대 정원을 승계하는 국립의전원 설치는 의대 정원 증원과는 관련이 없으므로 해당 건은 별도로 신속히 통과돼야 함을 덧붙였다.

 

두 번째 토론자 김윤 교수(서울대 의과대학)는 “의료의 지역 격차 해소를 위해 응급, 분만과 같은 필수의료서비스에 대한 똑같은 접근성과 질이 중요하다”라면서 공공의료 강화를 주장했다. 그는 공공 의대 신설보다는 기존의 의과대학의 정원을 증원하는 방식이 더 적합하다는 태도를 밝혔다. 그러면서 “단순히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 아닌 의과대학의 교육 프로그램과 전공의 수련 프로그램을 지역 친화적·1차 의료 중심적으로 바꾸는 것이 병행돼야 의료인력 양성 체계의 체질이 변할 수 있다”라며 “정부가 전공의 수련비용 지원을 검토할 때 국민에게 필요한 전문과 의사를 양성하고 지역사회 중심으로 수련하는 곳에 우선 지원할 것”을 덧붙였다.

 

세 번째 토론자 김현기 처장(안동대 기획처장)은 경상북도의 의료현황을 전하며 해당 지역의 공공 의대 설립 필요성을 역설했다. 현재 경북지역은 인구 1천 명당 활동 의사 수가 최하위 수준이며 보건의료·응급의료 취약지이자 지방소멸 고위험 지역이기 때문에 의료서비스 사각지대를 해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공공 의대 설립을 위한 핵심은 입법”이라며 권역별로 국립대 우선 설립하고 이에 더해 의료 취약지인지 아닌지를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 또한 “양성뿐만 아니라 의무 복무가 완료한 시점에서도 지역에 남아 있도록 공공병원을 지속해서 육성하는 등 인프라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네 번째 토론자 강영구 국장(전라남도 보건복지국장)도 의료상황이 갈수록 악화하는 전라남도의 실태를 밝히며 의대 신설과 의사 증원을 요청했다. 전남지역에는 응급의료기관이 적자로 인해 정부 지원금으로 겨우 운영하고 있고 의과대학이 존재하지 않아 공모사업에는 응모조차 할 수 없는 현실을 전했다. 전국 도서 지역의 60%가 몰려 있는 특성상 사고나 (질병) 문제가 생기면 다른 지역으로 급히 이송할 수 없는 점 등을 들며 전남지역에는 생존의 문제임을 강조했다. 기존의 의과대학에 정원을 확대하는 방안으로는 전남도는 전혀 혜택을 볼 수 없다며 도비를 부담하더라도 의대를 신설해줄 것을 희망했다.

 

마지막 토론자 이창준 정책관(보건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이용자협의체의 권역별 공공 의대 신설 및 지역 공공의사 양성 방안에 대해 구체적인 견해를 밝히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수렴해 반영하겠다는 원론적 견지를 피력했다.

 

첫 번째로 나순자 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위원장이 “현재 병원에는 전공의가 부족해서 전공의가 해야 할 업무를 PA 간호사들이 대행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국민을 속이는 행위”라 주장했다. 그러면서 2016년부터 전공의 특별법으로 전공의 근무시간이 줄어 의사 증원이 더욱 필요함에도 이를 반대하는 의사협회가 토론 참여 제안을 받아들이지 않은 것에 대한 아쉬운 소회를 밝혔다. 민주노총은 불법 의료 근절과 공공의료 강화를 위해 파업까지 계획한다며 해당 문제에 대한 정부 차원의 해결방안을 질의했다.

 

이에 대해 이창준 정책관은 PA 간호사 문제를 보건의료 발전협의체에서 안건으로 다뤄 해결을 모색하고 있다고 답했다.

 

두 번째로 한재민 대한전공의협의회장이 토론회 전반에 대한 의견을 밝혔다. 그는 우선 이용자 중심의 공청회가 중립성을 담보할 수 없으며 절차상 공문 요청이 없었기 때문에 참석 제안에 응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앞서 지역 생존의 문제라는 발언을 언급하며 “생존의 문제처럼 매우 급한 상황이라면 지금 당장 할 수 있는 것을 함께 고민하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주장했다. 더불어 서남대 의대 폐지와 의료서비스 현실에 대한 원인 분석과 구체적인 대안 마련 없이 의대 신설이 이용자 중심의, 지역 중심의 의사가 양성될 것이라 기대하는 것은 의료 공급자 측면에서 봤을 때 실효성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마지막으로 지역에서 필요로 하는 것은 응급의학과, 외과, 흉부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같은 필수의료임에도 김윤 교수가 1차 진료 양성을 언급한 것에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이에 김윤 교수는 “1차 의료가 전체 의료시스템 내에서 대단히 중요하다는 점을 이해해야”하며 “정부가 의과대학과 전공의 수련에 더 많은 투자를 해서 지역 격차 문제를 해결하자고 주장할 것 같은데, 결국에는 의과대학 정원을 신설하면 안 된다고 주장하는 것은 문제를 지적하기보다는 의과대학 증설을 반대하기 위한 논리인 것 같다”라는 주관을 밝혔다.

 

김 교수는 선발 과정에서 실력도 있으면서 지역에 머무르는 인력을 선발하는 것이 모두 중요하다며 “기본적으로 교육 시스템 자체가 ‘기울어진 운동장’이기 때문에 기존의 학생 선발제도에서도 지역균형 발전 또는 사회적 배려를 통한 선발제도들처럼 입시 선발제도의 틀 내에서 의과대학을 통해서 배출된 의사가 지역에 이바지할 수 있는지 고민하면 된다”라고 밝혔다.

 

두 번째로 임준 교수는 해당 토론회가 이용자 중심에서 모든 의료 문제와 정책을 다루는 자리가 아님을 바로잡았다. “인력공급에 대한 중장기적인 문제의 해소 방안을 이야기하는 자리에서 필수의료에 대한 정책을 제시하지 않았기 때문에 의과대학 설립 및 증원 정책을 이야기하는 것이 문제라고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라고 답변했다. 그러면서 단기적으로 접근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므로 수가 문제나 전달체계 문제 등 중장기적인 정책을 함께 제안한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세 번째로 김진현 교수는 “생존 문제의 원인이 지역에 의사도 없고 적절한 병원도 없는 것에 있으므로 이를 적절히 갖추자는 주장을 하는 것”이라고 답변했다. 또한, 서남대 폐교에서 배울 수 있는 교훈이 △학생을 교육할 적절한 수련병원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부실 교육으로 이어진다는 점과 △비용 절감이 우선인 사립대와 달리 국·공립대학은 국가 예산에 따라 운영되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법적 기준을 맞출 수 있다는 점이라며 국공립 병원 중심으로 의료인력 증원을 주장하는 이유를 설명했다. 메르스 사태 당시 BIG 5 병원 중 서울의 S 병원에 음압병실이 없어 국립대병원으로 이송한 사건을 인용하며, 비용은 많이 소요되지만, 평소에 수요가 없으므로 대비능력을 갖추지 않은 사립병원의 한계로 인해 국공립 병원 중심으로 의료인력 충원을 주장한다고 뒷받침했다.

 

마지막으로 안기종 한국환자단체협의회 대표는 “이용자 중심 의료혁신협의체에 참가하는 6개 단체가 가장 공을 들인 것이 병원협회, 의사협회, 전공의협의회 담당자가 토론자로 참석하도록 하는 것”이었는데 전공의협의회장이 공문 절차상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한 것이 사실관계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남은경 경실련 정책국장이 “전공의협의회 측에서 공문을 보내지 않아 토론회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하는 주장은 사실과 다르다”라며 “공문을 보내는 절차는 어렵지 않음에도 패널 구성이 편파적이며 섭외 요청이 늦었다는 점을 반복하면서 토론회 참석이 어렵다는 의사를 먼저 밝혔기 때문이다”라고 설명했다. 강경남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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