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우조선해양, 위탁 내용 임의취소하다 제재

시정명령·과징금 153억 원·법인 고발 결정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20/11/30 [21:20]

공정거래위원회(위원장 조성욱, 이하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주)가 하도급업체들에게 선박·해양플랜트 임가공 및 관련 부품 제조를 위탁하면서, 사전에 계약 서면을 발급하지 않은 행위, 하도급대금을 부당하게 결정한 행위 및 위탁 내용을 부당하게 취소·변경한 행위에 시정명령, 과징금(153억 원) 및 법인 고발을 결정했다.

 

이번 조치는 ‘다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의 사건 처리 효율화·신속화 방안(2018년 4월 시행)’에 따라 직권 조사하여 처리했다는 의의가 있다.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로 다수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를 엄중히 시정 조치하여, 앞으로 유사한 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대우조선해양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186개 사내 하도급업체*에게 16,681건의 선박·해양 플랜트 제조 작업을 위탁하면서, 작업 내용과 하도급대금 등 주요 사항을 적은 계약서를 작업이 시작된 후에 발급했다.

 

계약서면 16,681건 가운데 서면발급일보다 작업시작일이 빠른 계약이 7,254건, 서면발급일보다 최초 작업실적 발생월이 빠른 계약이 9,427건이었다.

 

이로 인해 하도급업체는 구체적인 작업 및 대금에 대해 정확히 모르는 상태에서 우선 작업을 진행한 후에, 대우조선해양이 사후에 일방적으로 정한 대금을 받아들여야 하는 불리한 지위에 놓일 수밖에 없었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91개 사내 하도급업체에게 하도급대금을 결정하지 않은 채 1,471건의 수정 추가 공사를 위탁하고, 공사가 진행된 이후에 사내 하도급업체의 제조원가보다 낮은 수준으로 하도급대금을 결정했다.

 

작업 현장에서 수정 추가 공사가 발생하면, 사내 하도급업체에게 직접 작업을 지시하고 확인하는 대우조선해양의 생산 부서에서 실제 투입시수(실제 투입 노동 시간)를 바탕으로 수정 추가 시수를 산정하여 검토 부서ㆍ예산 부서의 검토를 요청했다.

 

그러나 대우조선해양의 예산 부서는 합리적ㆍ객관적인 근거 없이 생산 부서가 요청한 수정 추가 시수를 삭감했고, 이 과정에서 작업을 직접 수행하고 하도급대금을 받을 사내 하도급업체와의 협의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이 사건 시수 계약의 하도급대금은 ‘시수’ 와 ‘임률단가’를 곱하여 결정되는데, 작업에 소요되는 ‘시수’는 대우조선해양이 임의적으로 결정할 수 있는 반면, ‘임률단가’는 계약 기간 동안 고정된 값이다.

 

따라서, 대우조선해양은 시수를 임의로 적게 책정하는 방법으로 사내 하도급업체들에게 지급할 하도급대금을 삭감한 것이다.

 

공정위는 사내 하도급업체의 거래 특성상 제조원가의 대부분이 인건비에서 기인한다는 사실을 감안하여, 사내 협력사들의 인건비 구조·고용노동부 실태조사 자료·실제 채용 공고 사례 등을 바탕으로 작업에 소요되는 최소한의 ‘1시수 당 비용’ 기준을 판단했다.

 

그 결과, 대우조선해양의 시수 삭감 과정에서 1,471건의 수정 추가 공사 하도급대금이 하도급업체의 제조원가 수준보다도 낮게 결정된 사실이 확인됐다.

 

이러한 하도급대금 결정 과정에 사내 하도급업체와의 협의는 존재하지 않았으며, 작업이 진행 중이거나 끝난 후 대우조선해양이 내부적으로 결정한 금액으로 계약이 체결됐다.

 

대우조선해양은 2016년부터 2019년까지 사외 하도급업체에게 선박ㆍ해양플랜트 부품 등의 제조를 위탁한 후 사외 하도급업체의 책임으로 돌릴 사유가 없음에도 194개 사외 하도급업체에 대한 총 111,150건의 제조 위탁을 임의로 취소ㆍ변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사외 하도급업체에게 선박·해양플랜트 제조에 필요한 철의장품, 배관품 등의 부품 제조를 위탁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설계변경·선주 요구 등으로 위탁한 품목이 필요 없거나 수량이 줄어들게 되면 해당 품목의 발주를 취소·변경했다.

 

대우조선해양은 위탁 변경 시스템(이하 조달협업시스템)을 통해 사외 하도급업체에게 위탁 취소ㆍ변경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했을 뿐, 협력사가 입게 될 손실 등의 실질적인 협의 절차는 존재하지 않았다.

 

조달협업시스템에는 위탁 취소ㆍ변경 사유를 입력하는 항목이 설정되어 있지 않아, 사외 하도급업체들은 이유를 모른 채 동의 여부만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공정위는 대우조선해양(주)의 사전 서면발급의무 위반, 부당한 하도급대금 결정, 부당한 위탁 취소 행위에 시정명령(재발방지명령 ‧ 공표명령)과 함께 과징금 153억 원 부과를 결정하고, 법인을 검찰 고발했다.

 

이번 조치는 대우조선해양의 계약 절차 등의 문제점에 기인한 위반 행위를 제재하여,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에 제동을 걸었다는데 의의가 있다.

 

사전에 하도급업체와 계약서를 작성하지 않고 작업을 시작한 후에 계약서를 제공하는 관행적인 ‘선 시공 후 계약’ 행위를 엄중히 조치한 것으로, 향후 서면발급의무가 충실히 지켜질 것으로 기대된다.

 

공사가 이미 시작되어 대금 결정 시 불리한 지위에 있는 하도급업체를 대상으로 하도급대금을 낮게 결정한 행위를 제재한 것으로, 향후 하도급대금 결정 과정에서 투명성이 확보되고 실질적인 협의가 이루어질 것으로 보인다.

 

협의 없이 위탁 취소 동의 여부만을 선택하도록 하는 행위를 제재하여, 향후 실질적인 협의 과정을 통해 위탁 취소가 이루어지도록 함으로써 부당한 위탁 취소가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치는 ‘다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의 사건 처리 효율화·신속화 방안(2018년 4월 시행)’에 따라 다수 신고내용을 포함한 3년간의 하도급 거래 내역 전반을 정밀 조사하여 일괄적으로 처리한 것으로, 관행적인 불공정 행위로 다수의 신고가 제기된 사업자들에 대해 집중적이고 심도 있는 조사를 통해 엄중하게 시정·조치해 앞으로 유사한 거래 관행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강경남 기자

 

 

 

 

 

 

 

 

 

 

 

 

 

 

닉네임 패스워드 도배방지 숫자 입력
내용
기사 내용과 관련이 없는 글, 욕설을 사용하는 등 타인의 명예를 훼손하는 글은 관리자에 의해 예고 없이 임의 삭제될 수 있으므로 주의하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