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설엔 성차별 언어 바꿔요”

'외가→어머니 본가', '집사람→배우자' ‘친가’→‘아버지본가’, ‘장인장모’→‘아버님·어머님’ 등 성차별 언어·호칭 7건 제안

소비자를 위한 신문 | 입력 : 2019/02/01 [16:30]

가족과 친지가 오랜만에 모이는 설 명절이 성큼 다가왔다. 이번 설에는 친하다는 의미가 담긴 ‘친가(親家)’와 바깥·타인이라는 의미의 ‘외가(外家)’ 대신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로 불러보면 어떨까? ‘장인·장모’, ‘시어머니·시아버지’라는 호칭도 처가와 시가 구분 없이 ‘어머님’, ‘아버님’으로, ‘집사람’, ‘안사람’처럼 왜곡된 성역할에서 비롯된 호칭도 이제는 ‘배우자’로 고쳐 써보는 의견이 제시됐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대표 강경희)이 2019년 기해년(己亥年) 설 명절을 맞아 명절에 흔히 겪는 개선해야 할 성차별 언어·호칭 7건과 쓰지 말아야 할 속담 및 관용표현 TOP7을 담아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_설 특집을 발표했다.


‘2018 서울시 성평등 생활사전’ 가족·호칭 등 성차별 언어 시민 제안 522건이다.


아울러 이번 설 연휴 동안 가족들이 사다리 게임으로 집안일을 나누는 모습을 인증하면 5천 원 상당의 기프티콘을 증정(50명 추첨)하는 ‘집안일 나누기’ 캠페인도 진행한다. 작년 추석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이 발표한 성평등 생활사전_추석 특집편에서 남녀가 뽑은 명절 성차별 1위는 ‘여성만 하는 가사노동(전체 의견의 53.5%)’이었다.


포털사이트에 사다리 게임을 검색하거나 앱을 설치한 후 참여자와 집안일을 입력, 게임 시작 버튼을 누르면 집안일을 랜덤으로 나눌 수 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 유튜브 채널(https://www.youtube.com/channel/UCLSyz6xRgwFnrnlyTj9Daqw)에서 재단이 제작한 ‘명절 집안일 나누기 사다리게임’ 영상을 참고하면 된다. 종이 등에 직접 손으로 그려 인증해도 된다.


직접 사다리 게임에 참여한 후 명절 집안일 나누기가 완료된 화면을 캡쳐해 이메일(newsletter@seoulwomen.or.kr)로 보내면 된다.


영상은 서울(https://youtu.be/CDzENTijlyA), 경상도(https://youtu.be/kNbcoyWj9uM), 전라도 (https://youtu.be/ATL00d6GC5g)버전으로 제작했다.


명절에 흔히 겪는 성차별 언어 7건은 가족을 부를 때나 다른 사람에 소개할 때 주로 쓰이는 단어들이다. 지난해 시민이 직접 제안했던 성차별 언어 중 가족 호칭 등 관련 총 522건을 별도로 모아 국어·여성계 전문가 자문을 통해 선정했다. 사회적 영향력이 높아 우선 공유·확산해야 할 대표적인 단어들이다.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 배우자 : 남성 쪽은 집 밖에서 일하고, 여성 쪽은 집 안에서 일한다는 인식에서 비롯된 집사람·안사람·바깥사람이라는 말을 지양하고 ‘배우자’로 부르자는 주장이다.


남편의 도움을 외조로, 아내의 도움을 내조로 표현하는 것을 배우자의 지원, 도움 등으로 고쳐 부르자는 의견이다.


친할 친(親), 바깥 외(外) 자를 써 구분하는 것을 아버지 본가, 어머니 본가로 풀어 쓰자는 요구다.


장인·장모·시아버지·시어머니→ 어머님·아버님 :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등 처가와 시가를 구분하는 호칭을 ‘어머님, 아버님’으로 통일하자는 제안이다.


한 가정의 살림살이를 맡아 꾸려 가는 안주인, 여성을 지칭해 쓰이는 ‘주부’라는 말을 ‘살림꾼’으로 바꾸고 남성과 여성 모두 쓸 수 있게 하자는 주장이다.


남편과 함께 죽어야 할 것을 아직 죽지 못하고 있는 사람이라는 ‘미망인’을 쓰지 말고 사망한 남편의 이름 등을 사용해 故○○○의 배우자로 풀어쓰기를 권장한다.


‘미혼모’라는 단어는 결혼을 하지 않은 상태에서 주체적으로 아이를 키우는 아닐 비(非)자를 써 ‘비혼모’로 순화가 필요하다.


성차별 속담 및 관용표현으로는 ‘암탉이 울면 집안이 망한다’가 1위를 차지했다. ‘남자는 돈, 여자는 얼굴’, ‘남자는 일생에서 세 번만 울어야 한다’가 그 뒤를 이었다.


서울시여성가족재단은 자주 사용되는 성차별 속담·관용표현의 목록을 뽑아 서울시성평등생활사전자문위원회를 통해 선정했다. 지난 추석 명절 시민이 제안 내용 중 성차별 속담이 있던 것에 착안했다.


서울시여성재단은 2.1(금)~2.11(월) 재단 홈페이지(http://www.seoulwomen.or.kr)를 통해 이번 설 명절 기간 동안 ‘내가 겪은 성평등 명절’에 대한 시민 의견을 조사한다. △내가 느낀 2019 설 명절의 성평등 점수 △우리집 명절 성평등 사례 △대안 마련이 시급한 도련님, 아가씨, 서방님 등의 가족 호칭 개선 등에 대한 시민 의견을 듣고 그 결과를 공유한다는 계획이다.


조사엔 시민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참여자 중 200명을 추첨으로 선정해 5천원 상당의 모바일 기프티콘을 증정할 예정이다.


한편, 재단이 작년 추석특집편 제작 당시 시민이 제안한 시가·처가 명절 방문 순서를 각색해 만든 ‘설 명절 할머니 단톡방 클라~쓰’ 동영상(https://youtu.be/kgUC9ltp1Pw)도 재단 유튜브 채널에서 볼 수 있다. △설에는 시가→처가, 추석에는 처가→시가 등의 순으로 방문하는 ‘교대 방문’ △설에는 시가만, 추석에는 처가만 가는 ‘1명절 1본가 방문’ △각자 자신의 본가에서 명절을 보내는 ‘각자 자기집 방문’으로 구성됐다.


강경희 서울시여성가족재단 대표이사는 “시민들이 명절에 겪는 성차별적 언어와 행동에 대한 높은 관심을 확인해 이번 설 명절부터는 실생활에 바로 적용 가능한 성평등한 명절팁을 제시하게 됐다”며 “서로에게 상처가 되는 언어와 행동 대신 성평등한 언어와 행동으로 가족·친지와 함께 즐거운 설 명절을 보내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최지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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